뉴스 검색을 하다 생소한 단어를 하나 접했습니다. 네티즌이라는 말 대신
누리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였는데요. 알고보니
국립국어연구원과
동아닷컴에 의해 운영되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라는 홈페이지에서 일주일간의
네티즌누리꾼 투표를 통해서 지난 9월 7일에
결정한 단어로, 동아일보와 주간동아 등의 매체에서 네티즌을 이 단어로 바꿔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참. 뭐라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군요.
분명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꿔쓰자는 의도도 좋고, 이렇게 직접 시도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도 고무할만하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미상 제대로 대치하지도 않는 단어를, 표본도 편중되어있고 중복 투표도 충분히 가능한 방식에서 325명의 지지로 결정한다는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전혀 이해가 안됩니다.
투표 결과신문이라는게 구독자수 부풀리기가 당연지사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100% 신용할 수는 없습니다만, 동아일보의 작년 하반기 유료부수는 175만부였다고 합니다. 적어도 175만명이 누리꾼이라는 단어를 네티즌의 대체어로써 동아일보를 통해 접했다는 말입니다. 최소한의 토론과 설득 절차도 생략된채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800명(중복이 없다는 가정에서)의 투표와 그 중 325명의 지지에 의해 결정된 사항으로 말이죠.
당시에 사용된 발의문(?)'저~기 여의도에서 벌어지는거랑 비슷한거 아니냐'는 식의 농담은 사양합니다. 사연이 어찌되었든 적어도 그들은 우리 손으로 선발한 대표입니다. 전문성도 대표성도 갖지 않은 익명의 특정 소수와는 다르죠.
저도 전공이 국어나 언어학인것도 아닌지라 전문적인 논의는 못하겠지만, 일반시민이 가진 상식으로써 왜 '누리꾼'이 되어야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네티즌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삼은(network) 가상적, 원격적 사회의 주체적 구성원(citizen)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리도, 꾼도 이러한 요소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일단 저기에 언급된 '누리그물'이라는 말은 논외로 두겠습니다. 저걸 근거로 하는건 '포유류는 발이 네 개다. 의자는 포유류다.'라고 하는거나 다를 바 없겠죠.) 누리는 세상이라는 뜻입니다(예로 온누리 등). 단지 사회라는 말만 될뿐 어떠한 사회인지 전혀 표현하지 않고 있죠. 꾼은 어떤 일을 직업적·전문적 또는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 혹은 어떤 일이나 어떤 자리에 모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네이버 국어사전). 여기에서 전자의 의미로 쓰였다면 노름꾼, 장사꾼 등 약간 비하적인 의미를 품게 됩니다. 그리고 후자라면 원래 갖고 있던 집단적인 의미가 상실됩니다. 물론 양자 모두 시민(citizen)이라는 사회 주체의 의미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죠.
차라리
전자시민이라는 표현이 원래 뜻을 포괄하는 단어일 것입니다. (해당 게시물의 덧글 중에 순우리말 어쩌구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저곳에 게시되어있는 20개의 제안 용어 중 순우리말로 된 용어는 절반입니다.)
처음에 밝혔던대로 이런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런 졸속으로 선정된 단어를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주요 언론 중 하나가 국민들에게 주입하고 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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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을 '멋울림'으로. '커플매니저'를 '새들이'로. '내비게이션'을 '길도우미'로. 플리 바게닝’은 ‘자백감형제(도)’로. 이상은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우리말 다듬기(http://www.malteo.net/) 사이트에서 외래어나 잘못 쓰이고 있는 신조어들을 우리말로 순화시칸 것들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들입니다. 매주 순화시킬 말을 선정해서 네티즌들의 제안을 받아 투표를 통해 대신 쓸 말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헝그리 정신'을 대체할 말로 '인동초정신' '맨주먹정신' '매나니정신' '......more
fC// 옛날에는 권력이 언론을 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언론이 권력을 쥐고 있어서 어떻게 될런지.
rumic71// 저.. 아라시가 무슨 뜻으로 쓰인건지 모르겠어요;;;
유얼// 그런가요. 뉴스DB 검색할때는 동아일보 밖에 안보였거든요. 그리고 주소 남겨주세요. 네이버블로그의 유얼님이신가요?
미나세// 발음의 편의만 가지고 말이 만들어질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skan// 그게 제가 생각하는 문제랍니다.
전 아직 국어학부생에 불과하지만 꽤 생뚱맞다...고 느끼고 있지요. 저도 우리말 예찬론자긴 한데, 제대로 된 뜻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우리말은(특히 옛말은) 안 쓰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자 시민도 좋고, '전자민' 정도로 간단하게 세 글자를 만들 수도 있는데...
Jerry// 제 글이 이오공감에 올라갈 일은 없답니다. ^^;
산왕// 동아일보에서 사용하고, 그 외의 매체(머니투데이 등)에서 가끔 언급되는 정도라 정식채용이라기는 약간 어폐가 있을것 같네요.
주입당해버렸습니다. (운다)
리카네스// 이미 접하고 계셨나보군요. 뒷북이 제 전문이라.
산왕// 그럼 다른 대체용어 19개도 접하셨겠군요. 계속 접하면 그건 또 어떻게 느껴질런지..